
청년 자산 형성을 위한 정부 지원 적금 상품인 청년도약계좌가 2023년 6월 출시 이후 뜨거운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공약으로 시작된 이 상품은 당초 '10년 만기 1억 원 목돈 마련'이라는 화려한 슬로건을 내세웠지만, 실제 출시 과정에서 5년 만기 5,000만 원으로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서민금융진흥원이 운영하는 이 상품은 만 19세부터 34세까지의 청년을 대상으로 하며, 월 최대 70만 원까지 납입 가능하고 정부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청년희망적금과의 차별화 실패, 가혹한 중도해지 조건, 현실과 동떨어진 가입 기간 등으로 인해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청년도약 계좌 공약후퇴: 1억에서 5천만 원으로 반토막 난 목표
청년도약계좌의 가장 큰 논란은 대선 공약과 실제 상품 간의 엄청난 격차입니다. 윤석열 후보는 대선 기간 동안 "10년 만기, 월 70만 원, 연 3.5% 복리, 1억 원 목돈 마련"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당시 계획은 청년이 내는 돈과 정부가 지원하는 돈을 합쳐 다달이 최대 70만 원씩 저축하는 구조였습니다. 특히 저소득 청년의 경우 월 30만 원만 납입해도 정부가 나머지 40만 원을 지원하여 월 70만 원 적금 효과를 내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출시된 상품은 공약과 현저히 달랐습니다. 첫째, 만기가 10년에서 5년으로 절반 줄었습니다. 둘째, 최대 마련 가능한 목돈이 1억 원에서 5,000만 원으로 반토막 났습니다. 셋째, 정부 지원금이 최대 월 40만 원에서 고작 월 2.4만 원(총 급여 2,400만 원 이하 기준)으로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넷째, 연 복리가 아닌 연 단리로 변경되면서 5년 동안 받을 이자가 약 8.3%나 감소했습니다. 필요한 재원이 13조 원에서 편성 예산 3,600억 원으로 줄어들면서 공약 후퇴는 피할 수 없는 결과였습니다. 또한 처음에는 '계좌'인 만큼 주식, 채권, 예금이 모두 가능하다고 했지만, 결국 전 정부의 청년희망적금과 동일하게 적금 형태로만 출시되었습니다. 청년형 소득공제장기펀드라는 대체 상품이 나왔지만 연금저축펀드보다 조건이 좋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정부는 만기 단축과 가입 대상 확대 등 일부 개선된 점을 강조하지만, 핵심 혜택이 대폭 줄어든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청년희망적금 첫 주 가입자가 200만 명이었던 것에 비해 청년도약계좌는 76만 명에 그쳤고, 1년이 지난 시점에도 청년희망적금 첫 1주일 수치조차 넘지 못했습니다. 공약 후퇴로 인한 실망감이 흥행 부진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가입조건: 가구소득 기준이 만드는 역설
청년도약계좌의 가입 대상은 만 19세부터 34세까지의 청년 중 개인소득 요건과 가구소득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자입니다. 병역 이행이 증명되는 경우 병역이행기간(최대 6년)을 연령 계산에서 제외합니다. 개인소득 요건은 총급여 7,500만 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 6,300만 원 이하이며, 가입일 직전 3개년도 중 1회 이상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아니어야 합니다. 다만 소득이 전혀 없거나 국세청에서 소득금액 증명이 불가능한 경우는 가입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가구소득 요건입니다. 본인을 포함한 가구원 소득의 합이 기준 중위소득의 250% 이하여야 하는데, 2024년 기준 4인 가구는 약 1,432만 원입니다. 청년희망적금에서는 가구소득을 보지 않았지만, 청년도약계좌는 처음에 중위소득 180%로 시작했다가 2024년 3월 250%로 올렸습니다. 이 기준은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큰 걸림돌이 됩니다. 특히 부모가 맞벌이인 경우 부모와 자식 성인 3~4명의 소득을 합치면 기준을 쉽게 초과하게 됩니다. 실제로 대학생이었을 때는 소득이 없어 문제가 없지만, 졸업 후 아르바이트나 계약직으로 취직하면 가구소득이 기준을 넘어 가입 자격을 잃게 됩니다. 그렇다고 부모가 직장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 결국 청년이 일을 그만두고 가입한 뒤 다시 재취직해야 하는 기묘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는 뒤에서 다룰 '퇴직 조장'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일하는 청년을 위한 제도인데 정작 소득 없는 청년이 부모 돈으로 혜택을 받는 모순이 생기는 것입니다. 결혼하여 별도 가구를 구성하거나 자녀를 낳은 청년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만 34세 이하 청년 대부분은 여전히 부모와 거주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 기준은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중도해지: 5년을 버텨야 하는 무거운 짐
청년도약계좌의 가장 큰 약점은 5년(60개월)이라는 긴 만기입니다. 중도해지 시 비과세 혜택과 정부기여금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없습니다. 다만 특별중도해지 사유(생애 최초 주택구입, 가입자의 퇴직, 사업장의 폐업, 가입자의 사망 및 해외 이주, 천재지변, 장기치료가 필요한 질병, 혼인, 출산)에 해당하면 비과세와 정부기여금을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2024년 3월 3년 이상 유지 시 비과세를 적용하고 정부기여금 매칭 비율의 60%를 지급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이는 애초 설계의 문제를 인정하는 셈입니다.
5년이라는 기간은 자산 형성기 청년들에게 결코 짧지 않습니다. 결혼 자금, 주택 구입, 학자금 대출 상환 등 목돈이 필요한 시기에 자금이 묶여버립니다. 실제로 중도해지율은 2023년 말 8.2%에서 2024년 말 15.9%로 7.7% p 증가했습니다. 정부는 적금담보대출을 신설하여 급전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했지만, 기준금리에 0.6%~1.3%의 가산금리가 붙어 시중금리보다 비싸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금리가 높았던 2024년에도 5.5%를 웃도는 신용대출은 찾기 어려웠는데, 청년도약계좌의 높은 이율이 오히려 담보대출 금리를 높이는 족쇄가 되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퇴직 조장' 논란입니다. 특별해지 사유 중 개인이 조절 가능한 변수는 퇴직인데, 퇴직 사유를 가리지 않습니다. 즉, 단순 계약만료나 자진 퇴사로도 특별해지가 가능합니다. 정규직들은 퇴사할 이유가 없지만, 벌이가 시원찮은 아르바이트나 계약직,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급전이 필요할 때 직장을 유지하며 담보대출을 받는 것보다 퇴직 후 다른 직장을 구하는 편이 계산상 유리합니다. 단순 계약만료로 퇴사하면 실업급여까지 받을 수 있어 더욱 그렇습니다. 청년의 자산 형성을 돕겠다던 상품이 오히려 고용 불안정을 조장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청년희망적금과의 연계 상품은 상황을 더 악화시킵니다. 청년희망적금 만기금을 일시납입하면 18개월간 추가 납입이 불가능하고, 이후 42개월을 더 채워야 하니 사실상 7년 동안 돈이 묶이는 셈입니다. 청년도약계좌는 출발부터 공약 후퇴로 얼룩졌고, 가혹한 가입조건과 현실성 없는 중도해지 규정으로 청년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1억 원 목돈 마련이라는 장밋빛 공약은 5,000만 원으로 반토막 났고, 정부 지원금은 월 40만 원에서 2.4만 원으로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가구소득 기준은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들을 배제하고, 5년이라는 긴 만기는 결혼과 주거 마련 시기의 청년들에게 족쇄가 되고 있습니다. 중도해지 시 모든 혜택을 잃는 구조는 오히려 퇴직을 조장하는 부작용까지 낳았습니다. 진정한 청년 자산 형성 지원을 원한다면 유연한 납입 구조와 현실적인 만기 설정, 실질적인 금리 보장이 동반된 근본적인 재설계가 필요합니다. 청년도약이 청년동결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정책 입안자들의 진지한 성찰이 요구됩니다.
[출처]
나무위키 - 청년도약계좌: https://namu.wiki/w/%EC%B2%AD%EB%85%84%EB%8F%84%EC%95%BD%EA%B3%84%EC%A2%8C